유럽 화장실 유료인 이유와 화장실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유럽 여행 중 화장실 찾아 산말리를 안 겪어본 사람이 있을까요?
거리는 물론 지하철역조차 대부분 화장실이 없으니, 유럽 여행은 곧 화장실과의 전쟁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어렵사리 찾은 화장실은 여지없이 유료입니다.
심지어 커피 마시러 간 카페도, 밥 먹으러 간 레스토랑도, 쇼핑하러 들어간 백화점도 사용료를 요구하는 곳이 점점 더 많아지니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불편함은 여행자만 느끼는 게 아닙니다. 현지인들은 코로나 때 폐쇄된 화장실이 여전히 문을 열지 않아 더욱 화장실이 부족하게 됐다고 불만이 대단합니다. 유럽 화장실 요금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유럽 화장실 부족 및 이용료
2. 유럽 화장실 역사
3. 유럽 화장실 유료화 계기
4. 유럽인 공중화장실 인식
1. 유럽 화장실 부족 및 이용료
독일 방송국인 mdr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무려 80%가 도심에서 화장실 부족이 심각하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리 현상을 참기 어려운 노인과 여성, 어린이들의 어려움은 더욱 큽니다.
화장지가 제공되는 곳은 0.5~1유로, 즉 1400원 정도 내야 하니 경제적 부담감도 만만치 않죠.
부자 나라도 많고, 복지도 세계 최고 수준인 유럽은 왜 화장실만큼은 인심이 야박한 걸까요? 우선 유럽인들은 화장실이 없는 환경과 유료화에 익숙하다는 점부터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2. 유럽 화장실 역사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유럽은 도시 전체가 거대한 화장실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공중 화장실은 물론 집에도 화장실이 거의 없어서, 대낮에도 거리낌 없이 남녀 불문 거리에서 볼일을 보곤 했습니다.
비만 오면 동물이 강을 이뤄 하이일조차 아무 소용이 없었기 때문에, 기부인을 업어 도로를 건너주는 작업도 있을 지경이었습니다.
2층에선 수시로 요강에 담긴 배설물을 거리로 내버렸기 때문에, 이를 피하거나 옷을 가리기 위해 우산과 망토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유럽에서 수세식 화장실의 역사가 매우 길다는 점입니다.
민화 문명이 꼽혔던 그리스 크레타 섬엔 기원전 2천 년경의 수레시 화장실이 뚜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지금의 좌변기인 돌의자에 앉아 이를 보면, 파이프에서 물이 흘러나와 배설물을 씻어냈으니, 누가 봐도 완벽한 수세식 화장실이었습니다.
이렇게 냄새 문제가 해결되자, 화장실은 실내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이를 더욱 발전시킨 로마 제국은 정말 완벽한 화장실 문명국이었습니다.
도시에 설비된 상하수들을 이용해 각 가정의 화장실까지 수세식으로 만든 것입니다.
4세기, 로마 시내엔 무려 40여 개의 공중 화장실까지 두었습니다.
그런데 로마가 망하면서 화장실 문명이 중세 유럽에서 뚝 끊기고 말았습니다.
기독교가 지배 이념이 되면서, 육체가 원하는 모든 욕구를 억제해야 한다는 금욕주의가 강요되면서부터입니다. 졸지에 로마의 목욕 문화는 알몸이 정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하여 제악 시대였습니다.
이는 유럽의 청결과 위생의 급속한 세태를 가져왔습니다.
심지어 목욕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중세 의학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유 목욕을 멀리한 유럽인들의 몸에선 심한 악취를 풍겼고, 이를 가리기 위해 향수가 나왔지만, 매해 발생하는 전염병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유럽의 목욕이 없어지자, 실내 화장실도 사라져 갔습니다.
16세기 초의 종교혁명이 결정타였습니다. 구기와 신교 간의 일종의 선명성 경쟁이 벌어지면서, 유럽인들은 몸에 물이 닿는 것조차 꺼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가정은 물론 궁전까지 화장실에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곧 유럽의 도시들은 우물 천지가 되어 갔습니다.
방이 700여 개나 있고, 왕과 귀족 등 5천여 명이 모여 살던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 화장실에 하나 없던 것도 이런 이유가 한몫했죠.
유럽의 화장실 유류화도 오래되었습니다. 석유 74년, 로마는 잦은 전쟁과 콜로스 헤음 건설 등으로 재정이 바닥났습니다.
3. 유럽 화장실 유료화 계기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고심하던 황제 베스파시아누스는 묘안을 하나 짜냈습니다.
공중 화장실의 사용료를 걷기로 한 것입니다. 동시에 황제는 화장실 외의 곳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에게는 벌금을 아주 무겁게 해 이중으로 세금을 거뒀습니다.
이에 많은 로마인이 냄새나는 화장실 유료화는 황제답지 않은 처사라고 비난하자, 도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영어 토일렛도 화장실의 유료화에서 나온 단어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볼일이 급하면 사람들은 뚜아를 외쳤습니다.
그런 망토를 두른 사람들이 나타나 큰 통을 내주는데, 뚜알은 바로 프랑스어로 망토를 뜻했죠.
거기에 앉아 큰일을 보는 동안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이 망토로 가려졌습니다.
화장실의 부재와 화장실의 유료화라는 오래된 이 두 가지를 배경으로 현실적인 갖가지 이유도 있습니다.
우선 건축물의 문제입니다.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들엔 200년 이상 된 건물들이 수두룩합니다.
골목은 보통 복잡하고 협소하죠. 무척 단단한 돌로 지어진 집들도 많습니다.
이 건물들은 대개 도시계획법과 건축 관련법의 규제를 받습니다.
새로 화장실을 만들고 싶어도 법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공사비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들게 되죠.
게다가 물에 석회 성분이 파이프를 막기 때문에 배관 교체도 자주 해줘야 합니다.
화장실 유지 비용도 그만큼 많이 든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도심에 화장실을 늘리는 게 어렵거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유료화를 시행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도 서울이나 부산 한복판이 조선시대 건물로 가득했다면 화장실 부족 문제로 곤욕을 치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 유럽인 공중화장실 인식
화장실에 대한 인식도 우리와 유럽은 대체로 다릅니다.
우리는 보통 화장실은 공공시설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게 당연하다 여깁니다.
하지만 유럽에선 이용한 사람이 돈을 내야 한다는 사용자 부담 원칙이 분명한 편입니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해서 돈을 내는 게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프랑스에선 돈도 받고 화장실을 관리하는 여성을 마담 삐삐라고 합니다.
대게는 기계식이지만 간혹 마담 삐삐가 보이면 그나마 화장실이 깨끗할 것이라 오히려 안심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실제로 화장실이 하나의 비즈니스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특히 스페인의 대도시에서 민간업체가 화장실을 만들거나 운영,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런 곳은 상당히 깨끗하게 유지되지만 대신 요금이 꽤 비쌉니다.
유럽에선 화장실에 수도꼭지를 떼어가거나 세면대를 부수는 등 기물 파손도 자주 일어나 사설업체의 관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최근 들어선 노숙자 증가가 화장실 증설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노숙자들이 화장실을 점거하고 더럽힐 것이 분명하므로 이런 공간을 애초에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중 화장실이 마약을 하거나 거래 장소로 이용되거나, 무엇보다 성범죄의 온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특히 개인 업체나 일반 건물의 경우 선의로 화장실을 개방했다가 범죄가 일어날 경우 소송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화장실 인심을 각박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유럽의 화장실이 부족한 것은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현실적 이유들이 있습니다.
여행자들이야 스치듯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현지인들은 매일매일을 고통받아야 합니다.
이유가 아무리 많다 한들 화장실 부족이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일까요? 그 많은 세금을 어디에 쓰길래 이런 원초적인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대국민 서비스에 대한 의지의 문제라는 점과 함께 유럽은 서비스의 사막이라는 비아냥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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